- 민물장어의 정체
- 같은 1kg 장어, 수율(손질 후 중량)의 비밀
- 민물장어 : 자포니카·비콜라·말모라타
- 장어집·쇼핑몰 꼭 확인할 5가지
- ‘국내산·풍천장어’ 표기의 함정과 제도 아쉬움
민물장어의 정체
여름철 보양식 하면 빠지지 않는 메뉴로는 장어가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특히 장어는 원기회복 자체로도 알려져 있는 대표 보양식 중 하나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아주 적은 메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알고 먹지 않으면 된통 당하기 쉬운 원재료이기도 합니다.
우선 크게 나누면 장어류는 이렇게 나눠집니다.
- 먹장어(곰장어, 꼼장어)
- 붕장어(아나고)
- 바다장어(갯장어)
- 민물장어, 표준명 뱀장어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민물장어(뱀장어)입니다. 장어구이집에서 “민물장어”, “풍천장어” 등으로 부르는 것들 대부분이 이 뱀장어 계열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강에서 낚는 진짜 ‘자연산 장어’
- 우리가 식당·쇼핑몰에서 먹는 민물장어는 사실상 99% 양식
바다에서 채집한 실뱀장어(치어)를 봄철에 포획해 양식장에 넘기고, 양식장에서 민물에 적응시켜 키운 뒤 유통하는 구조입니다. 우리가 구워 먹는 장어는 결국 바다 출신 + 민물양식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같은 1kg 장어, 수율(손질 후 중량)의 비밀
온라인 쇼핑몰이나 장어집 메뉴판을 보면 대부분 비슷비슷합니다.
- 1kg에 2만~3만 원대
- 1kg에 6만~7만 원대
똑같이 1kg이기 때문에 알뜰살뜰하신 분들일수록 무한리필이나, 저렴한 가격대의 장어에 혹해서 가시게 됩니다. 하지만 아예 다른 품종을 판매하기 때문에 '다른'음식을 드시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한번쯤은 장어는 공부 해두시는게 중요합니다.
먼저, 봐야할 부분은 품종 보다는 ‘손질 후 중량’, 즉 수율(Yield)이라는 개념이 숨어 있습니다. 품종을 떠나 우선 kg당 가격 자체는 수율로 인해 달라지는 경우가 더 많은거거든요.
1) 정상 민물장어 수율
민물장어 한 상(1kg 기준)을 손질하면, 보통 실중량 750~800g 정도가 나오는 것이 정상적인 수율입니다.
- 손질 전 1kg → 손질 후 750~800g (수율 75~80%)
- 이 정도가 “정량”에 가까운 수준
일반적으로 장어집에서 쓰는 사이즈는 1kg에 2~3마리(작게는 3마리, 크게는 2마리) 정도인데, 이 구간은 대가리와 뼈 비중이 적당해서 수율이 잘 나오는 편입니다.
2) 1kg인데 손질 후 500~600g? 왜 이렇게 적게 나올까
손질 후 500~600g 내외라는 표기를 볼 때 고려할 변수들이 있습니다. 가게별로 양심적인 업장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한번 그 이유는 알고 계실 필요가 있거든요.
- 수율이 떨어지는 개체 – 지나치게 늙은 장어, 비율이 안 좋은 장어 등
- 손질 위치 문제 – 아가미 기준으로 앞쪽(대가리 가까이)을 잘라야 살이 많이 남는데 뒤쪽으로 잘라버리면, 살이 붙은 부분까지 같이 버려져 수율이 떨어짐
- 물기(수분)까지 포함해 무게를 재는 경우 – 손질 후 물기를 충분히 빼지 않고 무게를 재면, 실제 살보다 무게가 부풀려질 수 있음
아무리 손질을 못해도, 1kg에서 750g은 나와야 정상 범위입니다. 500~600g대라면, 수율이 안 좋은 개체를 썼거나, 손질/측정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불리한 여지가 들어갔을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 중요한 전제
여기서 말하는 중량·수율은 “생물 상태에서 손질 직후” 기준입니다.
한 번 초벌구이를 하고 나면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중량이 또 줄어들기 때문에,
구이 상태에서는 정확한 수율을 따지기가 어렵습니다.
3) 실중량이 더 중요한 이유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 중요한 건 “손질 후 실제로 내게 오는 살의 무게”입니다.
- 1kg 손질 → 실중량 800g, 5만 원
- 1kg 손질 → 실중량 500g, 3만5천 원
표면적인 가격만 보면 후자가 싸 보이지만, g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오히려 더 비쌀 수 있습니다. 그래서 “1kg 얼마냐”보다 “손질 후 실중량이 얼마냐”를 꼭 같이 봐야 하는 것입니다.
민물장어 : 자포니카·비콜라·말모라타
민물장어라고 다 같은 장어가 아닙니다. 유전적으로도 다른 여러 품종(3부종·5종 내외)이 뒤섞여 “그냥 민물장어”로 팔리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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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 장어 품종 |
직관적인 이미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실 사진까지 비교해서 제대로 공부 목적으로 포스팅 한 번 더 해뒀습니다.
1) 업계에서 A급으로 치는 ‘자포니카(E. japonica)’
- 동북아 계열 품종 (한국·일본·대만·중국 연안)
- 우리나라에서 보통 “국내 양식 장어”의 대표 품종
- 전체적으로 맛·식감·기름기 균형이 좋아 A급 취급
- 등쪽 색이 비교적 옅고, 배는 은백색에 약간 금빛이 도는 편
- 머리 모양이 상대적으로 삼각형에 가까운 날렵한 형태
그래서 자포니카 품종을 쓰는 업체들은 아예 홍보 문구에 100% 자포니카 사용이라고 적어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대로 보양식으로 장어를 드실 때는 보통 자포니카 종이 90%이상입니다.
2) 열대계 장어 ‘비콜라(E. bicolor)’
-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적도 부근에 서식
- 우리 해역 토종이 아니며, 수입·국내양식 형태
- 등쪽 색이 자포니카보다 어두운 편, 광택 느낌도 다름
- 머리 모양이 자포니카보다 좀 더 둥글고 뭉툭한 인상
문제는, 이런 비콜라 계열 장어가 단순히 “국내산 장어”라는 이름으로 자포니카와 구분 없이 팔리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가격이 유난히 싸고, ‘자포니카’ 표기가 없다면 한 번쯤 의심해볼 만한 포인트입니다.
3) 무태장어 ‘말모라타(E. marmorata)’
- 역시 동남아 적도권에 주로 서식
- 몸통에 자잘한 얼룩무늬가 퍼져 있는 게 특징 (손질 후에도 흔적이 남는 편)
- 전반적으로 식감이 물렁하고, 기름기가 많아 느끼하다는 평가도 많음
- 자포니카 대비 가격이 훨씬 저렴해, “저렴한 장어” 이미지가 강함
당연히 말모라타 안에도 상·하급이 있고, 정성 들여 잘 키운 개체들도 있습니다. 다만 시장 전체 평균을 놓고 보면 자포니카보다 한 급 아래로 평가받는 경향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4) 유럽장어·북미장어 (안귤라·로스트라타 계열)
- 유럽, 북미 쪽에서 서식하는 장어 계열
- 국내 시장에 일부 수입·유통 사례가 있으나, 아직 비중은 크지 않은 편
정리하면, 현재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민물장어 품종은 대략 이 정도입니다.
- 동북아 계열 : 자포니카 (국내 양식의 주력)
- 열대계 수입 : 비콜라, 말모라타
- 기타 : 유럽·북미 계열 장어
문제는 이 서로 다른 품종들이 원산지(국가)만 표시되고, 품종(3부종) 표기는 의무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소비자는 국내산 민물장어만 보고 자포니카인지, 비콜라인지, 말모라타인지 알 수 없는 구조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장어집·쇼핑몰 꼭 확인 할 5가지
우리는 그러니까 좋은 장어를 합리적인 가격에 먹는 법 정도는 알고 계셔야 당하지 않습니다. 당한다기 보다는 알고 있어야 정확히 원하던 장어 맛을 보실 수 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① 가격보다 먼저, 손질 후 실중량을 물어보기
메뉴판에 이렇게 써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 손질 후 기준 1kg 인지
- 생물 1kg 손질인지
- 손질 후 대략 ○○g 내외인지
표기가 애매하면 이렇게 물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거 1kg 주문하면, 생물 손질 후 기준으로 몇 g 정도 나와요?”
- 700~800g에 가깝다 → 수율이 좋은 편
- 500~600g대 → 수율이 낮거나, 뭔가 손해 보는 구조일 가능성
② 자포니카인지, 품종(3부종) 표기가 있는지
온라인 쇼핑몰/포장 판매에서는 보통 이렇게 나뉩니다.
- 100% 자포니카라고 품종을 정확히 표기
- 그냥 “국내산 민물장어”만 써놓고 품종 언급 없는 경우
자포니카를 주력으로 쓰는 곳이라면, 그게 가장 큰 강점이기 때문에 대부분은 일부러 크게 적어 둡니다. 아무 표기가 없다면, “왜 안 적었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만합니다.
③ 국산? 국내산? 원산지와 산지 구분
비슷해 보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렇게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 국산 : 우리나라 해역에서 나고 자란 토종 계열 이미지
- 국내산 : 해외에서 치어를 들여와 국내에서 양식한 것까지 포함
법적 정의와는 별개로, 마케팅에서는 이런 뉘앙스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서 소비자는 표현을 조금 더 꼼꼼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④ 너무 싼 장어, 이유를 먼저 생각해 보기
당연한 말이지만, 장어는 원가 자체가 높은 수산물입니다. 그런데 시장 시세보다 유난히 싸다면, 보통은 이유가 있습니다.
- 수율이 떨어지는 개체 위주
- 비콜라·말모라타 등 저가 품종 위주
- 손질·포장 과정에서의 편차
⑤ 초벌구이 상태에서는 수율 따지기 어렵다는 점도 알고 먹기
마지막으로, 초벌구이·완전 구이 상태의 장어는 수분이 빠져나가 중량이 더 줄어듭니다. 그래서 생물 기준 수율을 구이 접시에 그대로 대입하기는 어렵습니다.
구워진 장어의 접시 무게만 보고 몇 g 안 될 것 같다고 판단하기보다는, 처음 주문할 때 “생물 손질 기준 중량”을 확인하는 쪽이 훨씬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국내산·풍천장어’ 표기의 함정과 제도 아쉬움
정리해 보면, 장어 시장에는 이런 문제들이 겹쳐 있습니다.
- 품종(3부종) 표시는 의무가 아닌 상태
- “국내산 장어”, “풍천장어”, “민물장어”라는 넓은 이름 아래 여러 품종이 섞여 있다는 점
- 수율(손질 후 중량)을 애매하게 적어도, 법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 현재 구조
그래서 정직하게 좋은 품종·좋은 수율의 장어를 쓰는 사장님들은 오히려 경쟁에서 불리해지기도 합니다. 반대로, 소비자는 같은 국내산 장어를 먹었다고 해도 실제로는 전혀 다른 품종·수율의 장어인 경우가 많은거에요.
장어로 장사하시는 분들도, 장어를 즐겨 먹는 소비자도 정보의 비대칭 세상이라... 해결되기 힘든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그 전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오늘 내용처럼 수율·품종·표기 방식을 조금이라도 알고, 가격표를 볼 때 한 번 더 따져보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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